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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이없이 쉬운 듀오백 셀프수리

by 낭만호랑이 2021. 11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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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여 년 전에 의자는 편해야 한다면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듀오백 사장님 의사를 샀었다. 지금까지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다. 그러나 이 아이도 나이를 먹었기에 가죽 표면도 희끗희끗해지고 삐걱대기 시작했다. 

 

 

사실 집에서는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굳이 그렇게 좋은 의자가 필요하겠냐며, 그래도 듀오백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15만 원 정도의 저렴하지만 그래도 듀오백을 샀다. 

음... 어린이용인가? 

 

 

그동안 양반다리 하고 달랑 올라앉아 사용하던 의자였는데... 15만 원 자리는 양반 다리는커녕 그냥 앉아있는 것도 왠지 안정감이 없다. 이럴 바에는 듀오백을 왜 산거야? 길거리에서 5만 원짜리 산거랑 별 다를 바 없음. 

실망... 그러고 보니 학생용이군.

학생도 편하게 앉아야 하는데...

이 학생이 초등학생을 말하는건가?

이미 주문, 조립, 착상까지 해버려서 반품은 못하겠고, 

10년이 넘은 의자를 A/S 맡기는 사람이 어디 있냐는 나의 타박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듀오백 A/S센터에 전화를 했다. 

친절한 여직원이 출장비 2만 5천 원과 재료비 125,000원 예상한다고 했다. 

'그래... 10년도 넘은 걸 봐주겠다는 게 어디냐. 고쳐만 준다면 내 너를 평생 손에 물도 안 묻히고 게다가 엉덩이도 들이대지 않고 보고만 있을 테다.'라는 마음으로 A/S를 신청했다. 

2주 걸린다길래 또 얌전히 기다렸다. 

 

약속한 날 이틀 전에 어떤 남자분이 전화해서 

"렌치 있으시죠? 그 의자 아래 보면 마크 바로 뒤에 넛트 하나 있을 거예요. 그거 반 바퀴만 조여보세요~ 그리구 앉아보세요. 안돼면 반바퀴 더 돌려보세요~"

아 예~ 이게 고쳐졌네요. 너트 반 바퀴에.  

 

그래서 찾아보니 듀오백은 각 부품을 다 인터넷에서 팔고 있었다. 

아.... 명품은 명품이구나. 

이제 고치고 달래 가며 남은 평생 이 아이와 함께해야지. 

돈 안 들이고 고쳤으니 그 약속은 잊거나. 넌 이제 물도 묻고, 내 엉덩이도 들이댈 게다~~~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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